1. 2026년 해외 말라리아 유행 현황
2025년 12월 발표된 WHO 세계말라리아보고서 2025(World Malaria Report 2025)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전 세계 말라리아 환자는 약 2억 8,200만 명으로 추정되며, 이는 2023년 대비 약 900만 명 증가한 수치이다. 위험인구 1,000명당 발생률도 2023년 62.7명에서 2024년 64명으로 상승하여, 팬데믹 이후 이어져 온 완만한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1. 같은 해 사망자는 약 61만 명(위험인구 10만 명당 13.8명)으로 집계되었으며, 2000년 이후 누적 약 23억 건의 환자 발생과 1,400만 명의 사망이 예방된 것으로 평가되나 절대 부담은 여전히 막대하다 1. 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2026년 발생 현황을 보면 모잠비크의 경우 25년 대비 55% 증가, 짐바브웨 역시 25년 대비 약 80%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나미비아도 전년 대비 68% 증가하였으며 말라리아가 드물게 발생하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부 지역의 경우에는 26년 1분기에 4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하여 환자수의 증가 뿐만 아니라 발생지역도 증가하는 곳이 나타나고 있다. 말라리아는 지리적으로 극도로 편중되어 있어 WHO 아프리카 지역은 2024년 전 세계 환자의 94%, 사망의 95%를 차지하였고, 이 지역 사망자의 75%는 5세 미만 소아였다 1. 나이지리아, 콩고민주공화국, 에티오피아, 모잠비크, 우간다 5개국이 전 세계 환자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여, 소수 고부담 국가에 대한 집중적 개입의 필요성이 재확인되었다. 반면 2024~2025년 사이 카보베르데, 이집트, 조지아, 수리남, 동티모르, 5개국이 WHO 말라리아 퇴치 인증을 받았고 부탄은 2024년 3년 연속 토착 환자 ‘0명’을 달성하여 퇴치 요건을 충족하는 등 긍정적 신호도 공존한다 1.
2. 대한민국 해외유입 말라리아 발생 현황
국내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북한과의 접경지역에서 발생하는 삼일열원충(Plasmodium vivax) 단일 종이지만, 이와 별개로 해외 유행지역을 방문한 내국인 여행자·체류자에서 발생하는 해외유입 말라리아가 매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해외유입 말라리아는 54명, 2025년에는 56명이 신고되어 최근 수년간 연 50~6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유입 사례는 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 열대열말라리아 유행 지역 여행 및 체류와 연관된 경우가 대부분으로, 접경지역 매개모기 전파에 의한 토착 삼일열말라리아와는 병태생리·중증도·치료 전략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특히 최근 해외여행객 수가 연간 3,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2026년 남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세계적 발생 급증은 국내 해외유입 사례의 규모와 중증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 여행자에게 말라리아 예방이 중요한 이유
말라리아는 다른 여행 관련 감염병과 달리 여행자를 위한 예방백신이 존재하지 않는다.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현재 개발된 말라리아 백신이 국가예방접종사업에 도입되었으나, 이는 현지 소아 인구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여행자에게 적용되는 예방수단이 아니다. 따라서 매개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과 예방화학요법(항말라리아 예방약 복용)이 여행자가 취할 수 있는 예방 수단이다. 말라리아 예방의 필요성은 항상 강조되지만 실제 위험지역 여행자들이 여행 전 예방약을 처방받는 경우는 아직까지 낮은 실정이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전 세계적으로 말라리아의 발생은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일부 국가에서 특히 많이 발생하는 지역 편중 현상이 있어 많은 지역에서는 말라리아 감염 위험이 그리 높지 않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실제 교통사고 발생 위험도는 높지 않아도 차량 운행 전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듯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 특히 열대열말라리아는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예방약의 복용이 중요하다. 특히 상기에서 언급한 대로 2026년 상황에서는 말라리아가 다시 증가하는 지역들이 있어 예방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첫째,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서 말라리아 발생이 급증하며 여행자의 감염 위험이 낮아지지 않고 있다. 둘째, 말라리아 치료제인 아르테미시닌에 대한 부분내성 열대열원충의 확산으로 표준 치료의 효과가 저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감염 후 치료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셋째, 열대열말라리아는 진단이 지연되면 치명적일 수 있음에도 초기 증상이 발열·오한·근육통 등 비특이적이어서 일반 감기나 몸살로 오인되기 쉽다. 이러한 이유로 예방 수칙의 준수와 귀국 후 증상이 있을 경우 신속하게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4. 여행자를 위한 말라리아 예방 방법
1) 매개모기 회피
말라리아를 매개하는 얼룩날개모기(Anopheles species)는 주로 일몰 후부터 새벽 사이에 흡혈 활동을 하므로, 이 시간대에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외출할 때는 긴팔·긴바지를 착용하여 피부 노출을 최소화한다. 노출 부위에는 DEET, 피카리딘(picaridin) 등 검증된 성분의 모기기피제를 사용하고, 방충망이 없는 창문을 가진 숙소는 피하고 살충 처리된 모기장 안에서 취침한다. 실내에서는 피레트린 계열 살충 스프레이를 사용하고, 에어컨 가동은 모기 활동을 둔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2) 예방적 화학요법(항말라리아 예방약)
말라리아 예방약은 전문의약품으로 반드시 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거쳐 복용해야 하며, 방문 지역의 말라리아 종·내성 양상에 따라 적절한 약제가 달라지므로 출국 전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예방약과 복용법은 다음과 같다.
예방약을 규정대로 복용하더라도 100% 예방 효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므로, 매개모기 회피 수칙과 예방약 복용을 함께 실천하는 것이 원칙이다.
3) 귀국 후 관리 : 발열 시 대응
말라리아 위험지역 여행 중이거나 귀국 후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해외 여행력을 명확히 알리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삼일열말라리아 등 일부 원충은 잠복기가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까지 이어질 수 있어, 질병관리청은 귀국 후 최소 2개월, 감염 종에 따라서는 1년까지 발열 발생 시 여행력을 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여행력을 알리지 않으면 진료 현장에서 말라리아가 감별진단에서 누락되어 진단이 지연될 위험이 있으므로, ‘해외 여행 후 발열 시 말라리아 의심’이라는 원칙을 우리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